익숙한 아버지 대신 동갑내기 캐디
홍콩 출신의 14세 조지프 차오(Joseph Cao)가 10월 29일 뉴질랜드 테아라이 링크스 사우스 코스에서 열린 2026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첫날 2언더파 69타를 쳤다. 바람이 변덕스러운 링크스 코스에서 거둔 성적도 눈에 띄지만, 이날 그의 캐디가 갑자기 바뀐 사연이 더 주목을 받았다.
평소에는 아버지 대니가 캐디를 맡아 남은 거리와 바람, 기온, 그린 경사를 함께 판단한다. 그러나 대니는 오클랜드 인근에서 하이킹하던 중 발목을 다쳐 코스를 걸을 수 없었다. 대신 오클랜드에 사는 14세 골퍼 이선(Ethan)이 백을 멨다. 이선은 차오의 평소 비거리나 클럽 선택 습관을 충분히 알지 못했다.
이 때문에 차오는 아버지와 상의하던 판단의 상당 부분을 직접 해야 했다. 이선은 다른 방식으로 힘이 됐다. 두 사람은 샷과 샷 사이에 일상과 비디오게임 이야기를 나눴고, 그 덕분에 차오는 긴장을 덜었다고 대회 주최 측에 설명했다.
버디 4개, 보기 2개
차오는 3번과 4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지만, 파5인 7번과 8번 홀에서는 연속 보기를 범했다. 이후 바람이 강해지자 공략을 조정했고 남은 홀에서는 파 대비 추가 타수를 잃지 않았다. 16번과 파5 18번 홀에서 버디를 더해 최종 69타, 2언더파로 첫날을 마쳤다.
마지막 홀에서는 드라이버와 페어웨이 우드로 그린을 공략해 약 10피트의 이글 퍼트 기회를 만들었다. 이글 퍼트는 놓쳤지만 버디로 마무리했다. 따라서 18번 홀 성적은 이글이 아니라 버디다.
비거리보다 정확성과 일관성
차오는 대회 주최 측 인터뷰에서 자신의 강점으로 정확성과 꾸준함을 꼽았다. 지난해 두바이 대회 이후 드라이버 비거리가 약 30야드 늘었다고 설명했지만, 장타자들과의 거리 경쟁보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지키며 퍼트 기회를 만드는 원칙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목발을 짚고 경기를 지켜본 대니도 아들이 스스로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예상치 못한 캐디 교체는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차오는 코스에서 해야 할 결정은 직접 내리고 샷 사이에는 동갑내기 동료와 편안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번 성적은 대회 첫 라운드 결과일 뿐 최종 순위를 뜻하지 않는다. 디펜딩 챔피언인 태국의 피파 라오팍디(Fifa Laopakdee)는 첫날 8언더파 63타로 선두에 올랐다. 차오의 이야기는 순위 못지않게 어린 선수가 익숙한 조력자 없이도 자신의 경기 원칙을 지켜낸 과정에 의미가 있다.




